韓 축구, 벼랑 끝에서 기적을 만들다… 포르투갈 잡고 극적인 16강행 [2022 카타르 월
Hot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축구가 포르투갈을 잡아내며 확률이 9%에 불과했던 16강행에 성공했다. 3일 저녁(현시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2-1로 후반 추가시간 터진 황희찬(울버햄프턴)의 결승골로 극적인 2-1 승리를 거뒀다.
한국은 이날 대거 로테이션에 들어간 포르투갈을 상대로 언제나와 같은 높은 라인으로 주도적 경기를 시도했다. 가나전 레드카드로 파울루 벤투 감독이 벤치를 지키지 못했지만 특유의 스타일은 변함없었다. 다만, 경기 초반 포르투갈에게 높은 라인이 공략을 당했다. 전반 5분 후방에서 한번에 찔러준 패스에 지오구 달로(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오른쪽 돌파 후 크로스를 올렸고, 히카르두 오르타(브라가)가 슈팅으로 득점을 올렸다.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황희찬이 역전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행히 한국은 실점 이후에도 수비라인을 잘 지키며 추가로 골을 내주지 않고 이내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조규성(전북)의 헤더 슈팅을 골키퍼가 쳐낸 공이 정우영을 거쳐 김진수가 골망을 흔들기도 했다. 다만, 아쉽게도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그러나 10분 만에 이번엔 제대로 된 득점을 터뜨렸다. 전반 27분 이강인(마요르카)이 올려준 코너킥이 상대 수비 머리를 맞고 골문 앞에 떨어지자 김영권(울산)이 밀어넣어 균형을 맞췄다.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조별리그 그리스전 이후 한국이 월드컵 무대에서 처음으로 만들어낸 전반전 골이다.
실점을 한 포르투갈은 이후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그러나 골키퍼 김승규(알샤바브)가 대활약하며 막아내 전반을 1-1로 마쳤다.
후반 추가시간 포르투갈이 공세를 강화했지만 대표팀 선수들이 투혼으로 막아냈다. 특히, 전반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였던 에이스 손흥민(토트넘)이 마지막 힘을 짜낸 듯 적극적으로 포르투갈 진영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포트투갈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후벵 네베스(울버햄프턴), 마테우스 누녜스(울버햄프턴)를 빼고 주앙 팔리냐(풀엄), 하파엘 레앙(AC밀란), 안드레 실바(라이프치히) 등 좀 더 주전에 가까운 선수들을 투입하며 맞섰다.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 경기. 김영권이 동점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도 칼을 빼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부상으로 단 한경기도 나서지 못했던 황희찬이 드디어 그라운드를 밟았다. 황희찬은 투입 직후 적극적인 돌파로 팀에 활약을 더했다. 후반 36분 중앙수비수 김영권이 부상으로 빠지자 또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김영권과 이강인을 빼고 황의조(올림피아코스), 손준호(산둥 타이산)를 넣어 공격을 강화하는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을 센터백으로 내렸다. 포르투갈은 에이스 베르나르두 시우바(맨체스터시티)와 윌리암 카르발류(레알 베티스) 등 주전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이렇게 대대적 공세에 나선 한국은 끝내 후반 추가시간 기적을 만들어냈다. 포르투갈의 세트피스 실패 뒤 튀어나온 공을 중원에서 잡은 손흥민이 단독질주 후 골 에어리어 앞에서 절묘한 패스를 찔러줬고, 황희찬이 득점했다. 이후 투혼의 수비로 한국의 승리가 확정됐다.
다만, 아직 16강행이 확정된 것이 아니었다. 동시간에 열린 우루과이와 가나의 경기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 우루과이가 2-0으로 앞서고 있어 이대로라면 한국이 조 2위로 16강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한국선수들은 하프라인에 모여 초조하게 이 경기 결과를 기다렸다. 결국, 우루과이의 2-0 승리가 확정되며 한국은 2승1패 승점 6의 포르투갈에 이어 1승1무1패 승점 4로 조 2위로 16강으로 향했다.
알라이얀=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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